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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 왕의 피와 그림자

by info111-2 202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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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의 끝에서, 검은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불타는 성벽, 피로 물든 돌바닥. 백성들은 숨죽인 채 바라보았다. 그날, 왕이 사라졌다.

에르마리안 왕국, 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그곳은 어느 날 갑자기 왕을 잃었다. 피 한 방울 남기지 않은 채 감쪽같이 사라진 왕. 대신 왕좌 위에는 단 한 장의 봉인이 남겨져 있었다.
“왕의 피가 진실을 밝히리라.”

정치적 혼란이 이어졌다. 후계자도, 명확한 정통성도 없이 귀족들은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기 시작했다. 전쟁은 눈앞에 있었고, 왕국은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한 인물이 있었다.
왕의 서자, 이름조차 인정받지 못한 소년. 리안.

그는 성 외곽의 수도원에서 자라났다. 왕의 피를 반만 물려받은 채, 철저히 외면당했던 존재. 그러나 왕이 사라진 그날, 수도원의 지하에서 오래된 두루마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문장.
“왕은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 왕국의 진실은 거울 반대편에 있다.”

리안은 자신에게 남겨진 단서를 따라 **‘그림자의 왕국’**이라 불리는 금지된 영역으로 향한다. 그곳엔 역대 왕들의 기록이 지워진 진실이 숨겨져 있었고, ‘진짜 왕’과 ‘가짜 왕조’, ‘피로 쓰인 계약’의 흔적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편, 왕국 안에서는 정체불명의 그림자 병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살아있는 인간이 아닌, 과거 왕의 죄로 인해 저주받은 자들. 피에 반응하고, 왕족의 향기를 따라 움직였다. 귀족들은 패닉에 빠지고, 민심은 흩어졌다.

리안은 점점 깨달아간다.
왕국은 처음부터 **'거짓 위에 세워진 진실'**이었다는 것을.
진정한 왕위 계승자란, 피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죄를 감당하고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가진 자라는 것을.

그리고 마침내, 그는 왕국의 중심에 돌아와 모든 이 앞에 외친다.
“나는 왕이 아니다. 하지만, 왕국을 지킬 자는 나다.”
그날, 리안은 칼을 들었고, 그림자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그의 이름은 후에 기록된다.
‘진정한 킹덤을 다시 세운 자, 어둠을 넘어선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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